♤ 2004/3/18(목)

주상복합..뜯어보니 거품 덩어리   주상복합..뜯어보니 거품 덩어리  2004-03-18   요즘 부동산에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들 사이에 최고의 화제는 용산 세계일보 터에 분양될 예정인 대우와 롯데 건설의 시티파크입니다. 용산 미군 기지 이전과 가족 공원 등 최근 서울 시내 분양물량 가운데 최고의 입지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일부 샐러리맨들은 계를 만들어 공동으로 청약하고 당첨되면 분양권 팔아서 이익금을 나누는 모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주상복합 시장에 잔뜩 끼어 있는 거품을 이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용산 시티파크의 당첨자는 오는 30일 날 발표됩니다. 계약은 4월 1~2일 이틀 간입니다. 하지만 당첨자 발표직후 일단당첨자 명의로 계약을 한뒤 명의변경을 한다는 조건하에 암묵적인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자유롭게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는 기간은 31일과 4월 1일 이틀 뿐입니다. 분양권 전매 가능 기간이 지나치게 짧아서 프리미엄이 그렇게 많이 형성될 것 같지 않다는 진단입니다. 이 뿐 아닙니다. 지난 해 하반기에 정부가 2004년부터 주상복합 분양권 전매금지 방침을 발표하면서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당시 일부 주상복합의 경우 조 단위의 청약증거금이 몰리고 수백대의 일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첨자 발표가 끝난 직후 하루 정도가 지나자 분양권 프리미엄은 사실상 '0'에 가깝게 떨어졌었습니다. 일부 떴다방 업자들이 자기들끼리 '손바꿈'을 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잔뜩 달궈놓고 순진한 투자자들을 상투잡도록 만드는 전형적인 수법을 사용한 것이죠. 아마 당시 순진하게 주상복합 분양권 사들였다가 지금 프리미엄은 커녕 손해보고라도 팔겠다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이처럼 주상복합 시장에는 거품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특히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주상복합은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합니다. 일반 아파트 값의 상승에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돼 있지만, 주상복합의 경우 세대당 토지지분의 거의 없고,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입주하는 순간부터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이 시작되고 재산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의 주상복합 아파트 값이 치솟고 있는 것은 잘나가는 지도층 인사들이 밀집해 있다는 커뮤니티 프리미엄과 강남권 일부의 교육 프리미엄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뉴욕의 할렘이 그랬듯 한 때 가장 번화했던 거리도 언제가는 '구도심'으로 변해 슬럼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도시의 '라이프 싸이클'입니다. 결국 폼을 재고 싶은 집이 아니라 좋은 집을 선택하고 싶으시다면 '거품'과 속이 꽉 찬 '실속'을 구분하는 예리한 시각이 필요한 때입니다.-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