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3/13(목) 09:25 (MSIE6.0,WindowsNT5.0) 211.177.0.61 1024x768

건설· 시행社 분양가明暗   건설· 시행社 분양가明暗   “나도 집 사야 하는 서민 입장인데, 분통 터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건설사의 한 분양팀 직원은 기자가 ‘건설회사들이 지나치게 분양가를 올리지 않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원가 개념이 아닌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하다 보니 30~40%까지 이윤을 책정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건설회사측은 “떼돈을 버는 것은 건설회사가 아니라 시행사”라고 항변한다. 시행사는 땅을 사서 인허가를 받아 아파트를 분양하는 소규모 업체. 요즘 디벨로퍼(Developer)로 불리기도 하는 시행사들은 대형 건설업체들을 시공사로 선정, 공사를 주도한다. 땅값과 건설회사에 지급하는 시공비 등 원가를 제외한 이윤은 시행사 몫이다. 당연히 시행사들이 되도록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실제 현대·삼성·LG 등 대형 건설사도 직접 땅을 사서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경우는 1년에 한두 개 사업이 고작이다. 이 때문에 대형건설업체가 분양가 책정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시행사의 이윤뿐만 아니라 시공사(건설사)가 공사비에 책정한 이윤까지 이중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4~5년 전만 해도 건설사들이 시행사의 역할을 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이 기업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자 사정이 바뀌었다. 건설회사들은 땅구입 등 선(先)투자비용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시행을 기피하고 있다. 그렇다고 건설회사가 분양가 인상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을까? 소비자들은 시행사가 아닌 시공사의 브랜드를 보고 선택한다. 일부 건설사들은 시행사나 전문성이 없는 조합의 약점을 이용, 터무니없이 시공비를 높게 책정하기도 한다. 영세한 시행사는 땅값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회사의 신용으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설회사는 이를 빌미로 터무니없이 높은 공사비를 요구하고 있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