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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도 과학입니다   CEO파일]"부동산도 과학입니다"   안종구 한국투자자문 대표이사... "향후 사업 컨설팅에서 분양으로 확대"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주)한국투자자문 안종구 대표(39)는 1994년 여름을 잊지 못한다. 안 대표에게 길지 않은 삶 가운데 최고였던 동시에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꿈이었던 사장이란 자리에 앉아보기도 했고, 회사 부도로 첩첩산중에 토굴을 파고 생활하기도 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것이다. "1994년 당시만 해도 이동통신 대리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여겼습니다. 평생 모은 돈과 주변에서 빌린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험 부족 등으로 회사가 8개월 만에 부도가 나는 바람에 모든 것을 잃고 자살까지 생각했습니다. 뭔가 돌파구를 찾고 싶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선택한 것이 산이었습니다" 안 대표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올랐던 기억을 되살려 무작정 설악산의 이름 모를 계곡으로 들어갔다. 겨울이 오기 전에 하산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던 산 생활이 1년이나 계속됐다. 2개월에 한 번씩 쌀 등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민가로 내려오는 일을 제외하곤 대부분 산속에서 보냈다. 산속으로 처음 들어갔을 때만 해도 안 대표는 사회에 대한 원망과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면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일종의 깨달음이었다. 산 생활 중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웬만한 관련 서적은 다 섭렵했다. 대부분 생활을 참선과 독서로 보낸 결과다. "처음 산속에 들어가 토굴을 파고 첫날밤을 보냈던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첫날밤 가장 두려웠던 것은 야생동물도, 어둠도 아니었습니다. 혼자라는 두려움이 가장 컸습니다. 하지만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부터는 오히려 마음이 평온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게 '마음을 비우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사업가에게 마음의 평온은 가장 큰 힘 안 대표는 그 당시 시작한 참선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마음의 평온이야말로 사업가에게서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1년이란 시간을 수행 아닌 수행생활을 한 안 대표는 재기를 꿈꾸며 하산했다.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가장 먼저 시작한 게 상가 분양회사의 광고 전단지를 뿌리거나 고객을 상대로 분양계약을 이끌어내는 일이었다. 당시 한창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어서 적지 않은 재미를 봤다. "당시 주머니에는 달랑 12만원이 있었습니다. 전 재산이었습니다. 한 달에 4만원 하는 월세방을 얻고 처음 시작한 게 분양회사의 '삐끼'(호객꾼)였습니다.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무엇인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부분 삐끼들이 낮에 광고 전단지를 돌리거나 호객행위를 하는 게 업계 분위기였지만 저는 퇴근 후에도 가가호호(家家戶戶) 방문하며 전단지를 돌렸습니다. 지금도 당시 일했던 동대문 일대에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정도입니다. 열심히 뛴 데다 분양 열풍이 불어 적지 않은 자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안 대표는 우연히 시작한 분양 세일즈를 통해 부동산에 눈을 떴다. 단순한 분양 세일즈보다는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부동산 개발과 컨설팅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3년간 분양 세일즈를 하면서 터득한 부동산에 대한 안목과 고객들의 지원으로 1999년 (주)한국투자자문의 모태가 된 쌍구부동산연구소를 설립했다. 안 대표가 쌍구부동산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컨설팅 쪽으로 가닥을 잡고 참여한 프로젝트만 수십 건에 달한다. 대표적인 것이 1999년 강원 태백시 탄광 지역 개발 민자유치 기획과 서해안권 배후 중심도시 후보 지역 개발 분양(2001년), 목포권 관광개발계획 지구단위 개발 분양(2002년) 등이다. 상하관계보다 파트너십 중요 안 대표의 부동산관은 분명하다. 주먹구구식 부동산 투자는 큰 낭패를 본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부동산은 과학입니다. 정확한 정보와 그를 바탕으로 하는 흐름을 읽지 못하면 자연 도태됩니다. 추측만 갖고 하는 부동산 투자는 큰 낭패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안 대표의 경영철학은 독특하다. 한 예로 회사 내에서는 '우리'라는 말을 되도록 쓰지 못하게 한다. 우리라는 말 속에 폐쇄적이고 이기주의적 사고가 담겨 있다는 생각에서다. "임직원들에게 우리라는 표현은 되도록 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우리라는 말 속에는 결집력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이외의 상대에게는 폐쇄적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회사 내에서는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말단이건 임원이건 개인별 능력은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컨설팅업체에서는 상하관계보다 파트너관계가 더 효율적인 업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직장동료 차원이 아닌 상호보완관계가 유지되는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안 대표의 생각이다. 안 대표는 올해부터는 사업 방향을 컨설팅에서 분양 쪽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컨설팅 부문을 분리, 매각할 계획이며 본격적인 택지개발 및 분양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부동산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가 경북 지역 한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관광단지조성 사업이다. 안 대표는 "아직 계약 단계라 공개할 수 없지만 한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1백10만 평 규모의 택지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된 택지에는 관광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결과는 6월 중 윤곽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2004년 초 동대문 상가재건축과 목동 오피스텔 분양 대행도 추진 중이다. 안 대표는 "컨설팅을 하다보면 공급자와 수요자를 모두 만나기 때문에 양쪽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컨설팅 위주의 사업을 펼쳤다면 앞으로는 분양 사업 등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