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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되려면?   최근 서민들에게 '부자'라는 말은 살아가는 꿈과 희망이 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대형서점 경제 경영서 분야 베스트셀러에는 재테크 관련 서적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지난 2월 출간이후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서적이 있다. '한국의 부자들(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한국의 실제 부자 143명에 대한 일종의 해부서다. 현직 기자인 저자 한상복씨는 무려 1년 2개월간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재산 10억∼1000억원대의 자수성가한 부자들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돈을 모았고 관리했는지를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전하고 있다. 기자는 저자를 만나 책에서 못다 한 부자들의 X파일을 들어봤다. -저자는 스스로 부자들이 돈을 찾아내는 안목이 남들과 다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돈을 찾아내는 안목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이며, 일반인들과 다른 점은 또 무엇인가요? "부자들은 다녀간의 경험을 통해 돈버는 이력을 쌓아온 사람들입니다. 실패도 많이 했지요. 그런 풍부한 경험이 베팅과 리스크관리의 원천이 됩니다. 일반 사람들은 '눈 앞에 보이는 것'을 봅니다. 예를 들어 피자배달점이 잘되면 퇴직금을 털어 가게를 차리고, 찜닭집이 눈에 많이 띄면 '나도 하나 차려보자'고 나섭니다. 그러다 과열경쟁이 벌어지고 힘든 지경에 몰리는 경우가 많지요. 반면 부자들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남들이 하기 전에 세상의 흐름을 읽죠. 이 부분은 상상력의 영역입니다. 처음 스티커 사진자판기가 일본에서 들어왔을 때, 호응을 얻지 못했죠. '쓸데없는 물건'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그 사업에 투자를 했습니다. 청소년들이 금방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예측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주가가 오를 때 은행 빚을 얻어 투자를 하지만 부자들은 그때를 노려 팝니다. 부자라서 그런 측면도 있지만 그런 안목을 스스로 훈련시켜왔기 때문이죠." -한국의 부자들은 주로 어떤 방법으로 돈을 모았나요? "부자들, 특히 자수성가한 알부자들은 대개 셋방주인들입니다. 가장 많은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이 임대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집이 넘쳐서 양상이 좀 바뀌긴 했지만 서울 어디를 가도 다가구 주택이 많지요. 4층짜리 주상복합 다가구 주택 소유자라면 한달 임대료가 웬만한 샐러리맨보다 많습니다. 이런 셋방주인이 조그만 건물을 갖게 되고 나중에는 빌딩주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죠. 한국에서 '주식투자 만으로 부자가 됐다'는 사람을 찾기 힘듭니다. 안정적인 부동산에 가장 많은 자금을 묻어두고 있습니다. 그 다음이 채권투자 또는 은행예금, 주식투자 순입니다." -진정한 부자는 자린고비라고 말씀하시는데, 부자들의 생활이 일반인들과 다른점은 무엇입니까? "홈쇼핑TV 매출 가운데 상당부분이 우리 같은 샐러리맨의 생활비입니다. 부자들은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우리는 TV를 보다가 '마지막 찬스'라는 유혹에 자주 넘어가는데요. 자수성가 부자들에게는 결코 그런 일이 없습니다. 발품을 팔아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기를 씁니다. 이 사람들은 "홈쇼핑에서 파는 물건은 대부분 재고품이고 싸지도 않다"고 주장합니다. 돌아다니다 보면 더 싸게 흥정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부자들의 몸값은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우리같은 샐러리맨의 몸값이 오히려 비쌉니다. 이런 짠돌이 부자들에게 "돈도 많은데 왜 그리 싸게 사려고 애를 쓰느냐"고 물어보면 "싸게 살 수 있는 걸 뻔히 아는데 왜 비싸게 사야 하느냐"고 반문하더군요. 다만 부자의 자녀들은 좀 사치를 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생시켰던 자녀들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어서 자녀들에게는 후한 경우가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 보면 부자의 첫걸음은 결혼, 가족은 돈을 버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밝히셨는데요.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무슨 의미인가요? "부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룩할 수 없습니다. 배우자의 역할이 중요하죠. 서로의 금전궁합이 맞아야 차근차근 모아 종잣돈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책 내용에도 등장하지만, 아내의 허영과 낭비벽 때문에 고생을 하다 결국 이혼한 사례도 나옵니다. 그리고 조기퇴직이 대세가 되어버린 이제는 맞벌이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둘이 벌면 혼자 버는 것보다 훨씬 낫지요. 다만 지출을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가족을 위해 돈을 법니다. 가족이야말로 힘든 세상을 잊을 수 있는 마지막 안식처이지요. 그래서 배우자와의 궁합이 중요하기도 하고요. 서로 맞지 않으면 가정에 불화가 생기고, 부의 축적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결국 가정의 행복은 돈을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최근 로또 복권의 열풍과 함께 일확천금의 꿈들을 많이 꾸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벌기엔 이 사회가 올바르지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저자께서 만나본 자수성가한 사람들처럼 과연 지금 이 시점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 부자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합니다. 한달에 100만원씩 모아도 아파트 장만할 길이 막연하다고요. 아파트 값이 워낙 빨리 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해야 할까요? 학교를 같이 졸업한 친구 가운데 남들보다 내 집 장만을 빨리 하는 케이스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례 모두를 '부모 잘 만나서'라고 넘겨버릴 수 있을까요? 자수성가 부자들은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여유돈을 저축하는 것과는 달리, 저축을 먼저 하고 나머지로 생활을 합니다.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부자가 된 이후에도 그런 생활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집니다. 그러나, 부자들도 가끔은 로또복권을 삽니다. 우리와 다를 바가 없지요. 부자들도 대박을 바라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는 주제로 책을 마무리 하셨던데, 행복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또, 저자가 만난 부자들은 행복을 느끼고 있던가요? "부자라서 행복하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부=행복'이라는 공식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자들 또한 돈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돈은 있는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던가, 돈 때문에 생긴 주변 사람과의 불화로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지만 가족 걱정이 가장 많았습니다. 자녀의 학업이나 진로 결혼 등의 문제로 골치를 썩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자녀문제는 부자라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모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자를 꿈꾸고 있습니다. 많은 부자들을 만나본 저자께서 그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할 때 유행했던 말이 있지요. '꿈은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자가 되는 기초적인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아껴쓰고 저축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번 바꿔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축하고 아껴 쓰자'고요. 그리고 경제 흐름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투자에 필요한 돈을 모을 때까지 경제흐름을 보는 안목을 갖춰야 합니다. 누구나 부자가 될 결심은 하지만 그 실천을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오마이 뉴스 200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