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에 대처하는 오피스 계획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때, 어떤 사람은 피난처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풍차를 만든다. -이논-

변화의 바람이 당분간 감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그것으로 부터 피하고자 하는 유혹이 생긴다:
현상태 속에, 정상으로 되돌아가려는 기대속에, 단단한 독단 속에. 그러나 그곳에는 오히려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있다. 들러붙어 있는 관습의 거미줄을 바람에 날리는것과 변화를 이용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풍력발전소를 활성화 하는것이 그것이다.

변화의 바람이 불어 오고 있다. 어떻게 이용 할 것인가? 특히 우리는 업무공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변화를 이용할 것인가?

최근 우리나라에 다가온 경제적 위기는 기업들의 군살 빼기 및 구조 조정의 불가피함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가져다 주고 있다. 이러한 구조 조정은 앞으로 2-3년간 기업들의 사업 규모 축소, 신규 채용 억제, 인력 재조정등의 형태로 구체화될 전망

이다. 사업 규모의 변동 및 경제성과 경쟁성에의 요구로 인하여 업무 공간을 재고할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국내의 한 기업 경제 연구소의 연구원은 “급변하는 대내외적 경영 환경 속에서는 몸이 가벼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이것은 업무 공간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업무 공간의 가벼움 (lightness)이란 부동산 및 불합리한 시설 비용의 지출이 없는 것과 다가올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는 시설의 유연성을 의미 한다.

 최근까지도 세계의 선진 기업들은 이미 우리보다 먼저 회사 규모의 축소나 조직 재구성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몇몇 디자이너들이 제안하는 경비효용을 극대화 하는 해결책을 적극 수용하여 수익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이점으로 사용한 예는 드물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업무 수행 과정을 증진시킬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경영적 지식 부족

- 사무 공간 계획에 있어서 단기적 경제 전략에 얽매임

- 철저한 사무 공간 운영에서 창출되는 경쟁적 이점에 대한 무지

- 부동산 관리자 및 공간 시설 계획자들의 주역할을 개조시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러한 두려움은 기업들로 하여금 업무 변화 추세에 대한 충분한 분석도 없이 단기적인 변화만을 반복시키도록 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래에 대한 긴 안목을 가지고 변화를 바라볼 때에만 시행착오로 인한 낭비와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단기적인 대책도 장기적인 계획 수행의 한 과정일 수가 있다. 이 글에서는 요즈음 우리나라 기업들이 처한 경제적, 경쟁적 압력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서의 사무 공간 계획을 앞으로 다가올 미래 업무 환경 변화 추세의 맥락에서 제시해 보고자 한다. 공간 효용성의 극대화 많은 기업들이 사무실의 면적을 줄이고 있다.

공간 효용성의 극대화

절약은 소극적인 의미에서의 생산이다. 업무공간을 단순히 줄여서 그에 따르는 부동산비의 절감을 하는것은 당장 눈에 뜨이는 경비 절감의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전 보다 좁아진 업무공간은 오히려 업무의욕을 떨어뜨리는 비생산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회사 경쟁성을 높이는 공간 전략에 있어서의 목표는 효율적인 경비 사용, 효율적인 고용, 업무 수행 증진, 공간의 절감, 기기 사용의 효율성등의 질적인 향상이 되어야 한다.

빌딩 내의 공간 사용에 드는 비용이 회사 수익의 30-70%를 차지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기술, 방법등을 사용하여 최소 필요 공간을 줄인다면 빌딩과 관계된 제 경비들이 줄어들 것이다. 이때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공간의 이용 빈도를 검토하고 실제 용도와 맞게 사용 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일이다.

 다음으로는 업무의 성격을 파악 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빈번한 종류의 부서, 외근이 잦은 부서, 혼자하는 업무, 팀이 함께 진행하는 업무,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업무등을 나누며, 업무가 주로 이루어지는 시간대도 파악 한다.

일반적으로 세일즈, 컨설팅등 대고객 업무의 경우 사무실 밖에서 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어떤 종류의 업무의 경우 개인적인 작업이 많아서 회의나 의사 결정을 제외하면 굳이 회사에서 일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 과감하게 재택 근무제를 도입해 봄직도 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는 회사의 정보, 통신, 인력 관리면에서 세심한 지원이 따라야 급변하는 세계에 부응하는 업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근본적인 업무조정을 하면서 자리의 예약제, 팀 룸 회의실의 예약제등을 업무 특성에 맞게 적용할 수가 있다. 이러한 원칙은 공간과 시간을‘입체적’으로 사용하여 부동산 및 시설비 투자 효용을 극대화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공간의 절약은 공간 효용성 극대화의 마지막 단계로서 사무실 임대 면적을 줄이거나 줄인 면적을 다른 용도의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파일링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두개 이상의 문서, 최근 1-2년간 사용하지 않은 문서 및 자료는 폐기 처분 하도록 하며, 정보를 공유 개인 수납 공간을 줄인다. 전자 결재 및 데이타를 한번 입력 하면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도록 정보화를 구축하면 수납 공간과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자료 수집에 사용되는 시간이 훨씬 줄어 든다. 또한 공간 절약 가구, 즉각 업무당 적정 크기와 효과적인 수납 시스템이 되어있는 가구를 선정하여 사용하며 이동이 간편하고 여러 차례의 이동 및 재조립 후에도 견고한 가구를 선택 한다.

유연성

업무 공간은 강력한 힘들로부터 압력을 받는다.

- 시장의 급속한 변화와 그로 인한 사업 목적들의 변화

- 원거리 통신과 정보 기술 분야에서의 끊임없는 새로운 컨셉과 상품들의 물결

- 회사의 조직 및 운영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흐름

첫번째 항목은 도전 과제를 형성하며 나머지 항목들은 반응한다. 이 세가지 경향들에 있어서 진행 속도는 그 어느때보다 빠르다. 첫째 문제는 변화의 정도이다. 시장과 사업의 구조는 이제 건물을 변경시키는 것 보다 더 빨리 변화 되고 있다. 제 아무리 맞춤옷 같은 업무 공간이라도 곧 작아져 솔기가 터지거나 다이어트한 사람이 입던 옷처럼 커져버릴 것이다. 유연성은 이런 면에서 필수적이다:

새로운 영향에 대한 반응의 유연성, 낡은 관습의 개정, 흐름이 바뀌는무역풍을 따르는 것; 팀 형성에 대한 유연성, 협력 업체들을 불러들이거나 조용히 생각하기 위해 구석으로 갈 수 있는 유연성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유연성 있는 업무는 유연성 있는 주변장치를 필요로 하며 지금이나 내일 또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수용할 수있도록 변화가 가능한 그런 곳을 필요로 한다. 전자 공학에 있어서의 발전은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자유를 주었고 작업 공간의 유연성이라는 말에 새로운 의미를 주었다.

사람들은 이제 자유로이 다닐 수 있으며, 일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선택할 수도 있다. 아마도 그 순간에 도움이 될만한 회사 동료 옆자리나 아니면 특수한 기기가 있는 곳일 수도 있다. 융통성 있는 작업 공간은 유연한 사고를 고무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보다 창의적일 수가 있다. 융통성 있는 환경은 헐렁한 스타일의 낡은 스웨터와 같아서 업무 프로세스에는 변화의 자유를 주면서도 외부의 혹독한 기후로 부터는 보호해 준다. 정보기술은 계속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상응할 것이다. 새로운 마이크로칩 하나를 들여오는 데 도시 계획 위원회의 승인을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해결책은 pc와 관련해서 구축될 수있는 기술적인것 속에 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이러한 해결책은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고 사람들을 서로 멀게 만든다. '버츄얼 팀 (virtual team)', '버츄얼 오피스 (virtual office)', 그리고 '버츄얼 조직 (virtual organization)'들은 그럴듯하고 흥분되는 말들이며 실제로 존재 한다. 그러나 인간적인 면은 좀 부족한것 같다. 사람들은‘안녕’의 느낌이드는 공간을 필요로 한다. ‘버츄얼(virtual)'이라는 개념은 전술적인 논점, 즉, 물리적인 인접도가 얼마나 중요하며 개인적인 오피스에 대한 요구도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유도 한다.

인간적인 공간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도 심층의 변화가 예상된다. 확실한 미래에 대한 믿음 따위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우수한 교육으로도 안된다. 이미 고학력 실업자들의 적채 현상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지속적인 생활 수준을 더이상 기대할 수도, 의존할 수도 없다. 만약 고용주가 사람들에게 더이상 평생을 위한 일을 줄 수 없다면 사람들은 스스로를 책임져야 할 것이다. 후기 산업시대에 사업 성공의 열쇠는 자신의 지식, 기술, 개인적 특성을 창의적이고 단호하게 펼칠줄 알며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골드 칼라 근로자’에 놓여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독자적인 활동가로서나 효율적인 팀일원으로나 항상 강한 동기를 갖고 있다.

(*골드 칼라 (gold collar) : 생각하고 창조하는 사람, 즉 상품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을 말한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컴퓨터 이전 세대에 비해 강점을 가지며 네트워크상의 기교로서 기성 세대들을 앞지르며 황금 자원인 지식을 낳는다.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아는 젊은이들은 나이든 상사들에 비해 지식의 세력권에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을 점유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식은 이해 되어져야 하며 유용하게 쓰여지도록 소화 되어져야 한다. 습득하는것 자체는 단순한 일일것 이나 이해와 판단은 종종 토론이나 조합 검토를 통해 최선을 얻을 수가 있다.

 오피스는 사람들이 함께 배울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배움의 조직체가 그 속에 있는 개개인의 합 보다도 더 큰 역량을 발휘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 결과로는 유용하며 자성력이 있는 팀과 수직 구조가 아닌 조직이 생겨나는데, 이것은 중복 되기도 하고 변동 되기도 하는 그룹들로 구성 된다. 충성심과책임감은 주로 팀에 달려 있다. 그러한 팀의 표상은 회사 전체의 표상보다 더 강력할 수가 있다. 기업 충성심은 어쩌면 유행에 뒤진것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배려하는 문화’가 그것을 대체할 수 있다. 사려깊은 경영자는 업무 동기에 대한 배려가 가져다 주는 이익을 볼 줄 안다. 횡적인 구조에서 사람들은 서로 지원 해야할 필요를 느낀다. 때때로 단기적인 이익이 고르지 못하게 발생할 때 배려하는 문화는 균형력을 제공한다.

이러한 문화는 업무 공간에서의 늘어나는 여성의 중요성- 여성적인 가치들로 인해 더 쉽게 실현 된다. 또한, 크고 작은 스트레스들 - 생활고 및 업무 현장에서의 긴축 정책과 업무상의 심각성등은 근로자들의 창의력이나 의욕을 잃게하기 쉽다. 모든 종류의 업무에 있어서 창의력은 필요하며 업무 공간은 이러한 자극제가 될 필요가 있다. 오피스 전체가 점잖고 차분한 모습을 지닐 필요는 없는것 같다. 근로자들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만드는 공간, 심각성을 잠시 깨뜨려 주는 공간, 프로젝트에 대한 의욕을 자극하는 공간등은 많은 회사들이 놓치고 있는 공간들이다. 이러한 공간들이 주는 생산성은 간접적이므로 간과되기 쉬우나 실제로 이러한 공간은 경직된 사고의 악순환을 단절시키고, 새로운 시각으로 프로젝트를 바라 보도록 도와주며, 다시 업무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 의욕을 돋우워 준다.

결론

바야흐로 불확성의 시대 - 극단적인 변화는 사람들을 두렵게 할 수도 있다. 평안함은 이러한 두려움을 경감시키는 데 이것은 단지 몸의 편안함만을 의미할 뿐 아니라 마음의 편안함도 말 한다. 절약과 유연성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성은 변화를 견딜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오히려 즐길 수 있게끔 해준다. 인간적인 환경의 편안함과 안전함속에서 근로자들은 안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며 격렬한 전투에서도 이길 만큼 충분히 강할 수가 있다. 아침에 출근 하면 평온하면서도 매우 열심히 일할 만큼 의욕적이며, 웃을때는 더할 수 없이 활기차다. 집 만큼이나 편안하게 느끼면서도 회사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효율적으로 일할 태세가 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이 인간적인 환경이며 어떻게 만들수가 있는가? 우리는 적당한 물리적 상황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서, 작업 환경이 더욱더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자극이 되도록 향상 시키는 그 무엇이 있음을 믿는다. 만약 삶의 질과 생산성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면, 단지 사람들을 수용하기 보다는 사람들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된 오피스가 빠른 성과를 가져다 줄것이다.


글/ 이성미 (주)중앙디자인 연구소 연구원 뉴오피스 9801